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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12 영화야, 안녕.
  2. 2010.03.26 인빅터스:우리가 꿈꾸는 기적
  3. 2010.03.10 3월의 눈 1
  4. 2010.02.10 거품
  5. 2010.01.08 죽은 왕녀의 꿈
  6. 2010.01.05 北海道
  7. 2010.01.04 전우치
  8. 2010.01.04 셉템버이슈
  9. 2010.01.02 아바타 1
  10. 2009.12.30 hello, staranger-
나에게 참 많은 영향을 주었던 당신.
나를 설레게 하고, 꿈꾸게 하고, 위로를 주던 당신.
또 다른 세상을 알게 해주었던 당신.
나의 오해든, 당신의 오해든, 이제는 보내고 싶은 당신.
고마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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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는 그의 영화가 최절정에 도달했을 때조차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통합',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미국적 가치.
나는 그의 영화에 이 메세지가 덜할 수록 그의 영화를 좋아했다.
물론 그의 영화에 이 메세지가 강하게 드러나는 순간조차 그의 진심을 보고 눈물을 흘린 적이 숱하긴 하지만.

<인빅터스>는 그 중 어느 쪽이냐 하면 이 메세지가 너무 강해서 프로파간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영화다. 그래서 쉽사리 이 영화에 동의한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게 이 영화가 싫다라는 말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넬슨 만델라에 관한 영화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넬슨 만델라가 아니라 멧 데이먼이 연기한 한 럭비 선수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즉, 버락 오바마 시대에 국민들에게 바라는 것. 지도자가 어떠해야 된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도자의 시기에 국민들은 어떠해야 하는가하는 문제.
그래서 영화 속에서 넬슨 만델라는 한없이 고정되어 있고, 아무도 그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없으며(가족에 대한 금기사항), 그를 만난 어느 누구도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시대는 바뀌었고 바뀌어야 하는 건 국민들이다. 내러티브의 축을 이끌고 가는 건 넬슨 만델라지만 - 그에게 너무 많은 시간이 할애되어 있는 초반부는 그래서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 여기에서 역동적으로 다른 축을 그려내는 건 럭비선수 (개인)의 문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그를 바라보는 넬슨 만델라의 시선과 그 시선을 받아들이며 몸으로 부딪치고 있는 멧 데이먼을 보여주는 건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물론 이 영화의 직접적인 메세지가 싫을 수도 있다.(그랬다면 그의 이전 영화에 대해서도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미국적인 장르라 불리우던 서부영화의 히어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였고, 그의 최근 영화의 주제엔 크든 작든 미국적 가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오고 있었다는 점에서, 즉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인물 개인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 이 영화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질문은 다른 의미를 가질 것이다.

그는 미국의 역사를 살았다. 그리고 새 시대의 상징처럼 새로운 지도자를 만났다. 그는 질문한다. 시대는 바뀌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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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눈

Diary 2010. 3. 10. 01:42
비처럼 눈이온다.
3월에 내리는 눈도 신기하지만 마치 자신이 비라도 되는냥
똑똑 물떨어지는게 재밌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눈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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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Diary 2010. 2. 10. 01:54
난 언제나 내가 거품이라고 생각했다.
나라는 사람의 허울.
내가 가진것보다 늘 너무 많은 평가를 받았고 그래서 어느 순간 내 모든 바닥이 드러날까봐 너무 두려웠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맡기가 너무 두려운 이유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peach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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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의 꿈

Diary 2010. 1. 8. 13:28
또 황금의 독사과를 먹고 말았네요.
유혹을 참지 못하고.
어쩌면 좋을까요.
그 매혹적인 것을... 하지만 내가 죽고 말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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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海道

Diary 2010. 1. 5. 18:30






이건 무슨 흡사 홋카이도 같다.
이런 이런, 이렇게 눈이 많이 올 줄 누가 알았겠어.
어제는 3시간을 차 안에서 그저 내리는 눈만 바라봤어.
손석희 아저씨 목소리 들으면서 달리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지각해버렸어.

하지만 언제 서울에 눈이 또 이만큼 내리겠어.
어쩔수 없이 눈에 모든 것을 맡기고 나니 더디게 가는 시간을 즐기는 게 참 좋았어.
마치 북해도의 어느 시골마을처럼.
제 집 앞에 눈 치우는 사람들.
언제 그런 것들을 또 갖추고 있었는지 마치 언제나 눈을 치웠던 사람들처럼 삽을 꺼내들고 으샤으샤.
구청 직원들은 나와서 또 대형 종이박스를 꺼내들고는 핫둘 호흡을 맞춰 눈을 치우기 시작.
음. 그래. 언제 그래보겠어?
우리에게 예정되어 있지 않은 일들에 그리 오래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날이 또 언제가 있겠어?
모든 것을 정지시키고 모든 사람을 자신 앞으로 불러낸
눈, 좀, 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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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

film review 2010. 1. 4. 19:48
아바타가 나온 시대에 눈요기로 볼라치면 어디 가당키나 하겠소만
액션이 주는 쾌감은 뛰어났고 영화적 요소로만 보자면 새 시대의 영화를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다
몇몇 영화들이 시도한 바 있지만 실패했거나 너무 앞서 있다 했던 것들.  
더 이상 극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제도화된 쇼트들을 볼 수 없다
과거에서 현재로의 이동이 중요하지만 정작 지정학적 공간은 무국적의 공간이 된다
새롭진 않지만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가버린 영화의 시대의 영화.
세상을 호령하려면 이 정도쯤 막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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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템버이슈

film review 2010. 1. 4. 14:23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에 관한 다큐인줄 알았는데 제목 그대로 보그 9 월호에관한이야기
셀리브리티, 촉망받는 디자이너들, 뛰어난 감각을 지닌 패션에디터들의 집착
심층 취재 형식이라기보다 그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영화.
보그 에디터들의 뛰어난 카리스마와
그들 안에서의 갈등이 재미있다.
얼마 전 방영된 <스타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영화.
음. 패션 드라마라면 훨씬 더 볼 거리를 많이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실제 패션 에디터들의 삶을 보고 나니 <스타일>은 뭐랄까, 좀 장난 같달까...
물론 이 영화도 분명 겉핥기 같긴 하지만 그들 각자의 포스가 워낙에 뛰어나니까.
Posted by peach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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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film review 2010. 1. 2. 20:06

3D 입체 영화라는 신비한 체험.
스크린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세계.
놀라워.
하지만 처음의 신기함은 이내 적응되고
여전히 너무 크게 느껴지는 안경과 시야 밖 제대로 맞지 않는 초점 때문에 꽤나 애를 먹음.
역시 사람의 감각이란, 모든 것에 너무 쉽게 적응된다.
그래서 새로움이란 늘 식상하게 되어버리는 것 같다.
3시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도 않았지만 3시간짜리 롤러 코스터를 탄 기분.

Posted by peach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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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미칠 듯이 그리워졌어.
그래서 어쩔까 고민하다 영화를 보려고.
난 아직도 잊지 못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많은 말을 하고 있었던 그 표정과 몸짓들.
아마도 내게 그런 변화가 없었대도 아무 일도 없었겠지만
아무 일도 없었음에 담겨 있던 안타까움과 후회들.
전해졌었어. 몇 년 전 그날.
여전히 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야.
그냥 오늘 문득 눈쌓인 거리에서 참 많이 그리웠었어.
잘 지내고 있길 바래.
Posted by peach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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