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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의 에티카

book review 2009. 4. 11. 02:26
작년 한해 가장 hot 한 문학비평집 중에 하나였다는 <몰락의 에티카>를 읽고 있다.
사실 hot 해서는 아니고, 조영일씨가 신형철 씨의 평론집을 보고 가라타니 고진을 오독했다는 식의(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반박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읽기 시작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서두까지 읽은 느낌은 대략 이렇다.

1. 두서 없이 이론들, 더 정확히는 개념어를 끌어오는 방식은 다소 안이하다. 개념어를 가져와 문학적인 표현으로 문장 안에 가져다 쓰는 방식(개념어 뒤에는 이 개념들을 사용한 이론가들의 이름이 밝혀져 있다.)은 굳이 그럴 필요도 없을 뿐더러 과시적이기까지 하다. 지적 허영으로도 보이고, 그것이 그가 말하는 진실일까 의문이 든다. 이미 기존의 의미들은 문장 안에서 탈각되어 버렸다.

2. 이런 글쓰기 방식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의문이 든다. 그가 비판하고 있는 거대담론에 대한 집착을 역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개념어의 나열들 속에서, 그가 원하는 '문학적인 것을 찾아내는' 비평이 과연 가능할까? 오히려 그가 비평의 기능이 아니라고 했던 책 읽어주는 비평가의 기능을 그 스스로 반복하고 있지 않은가?

3. 개인적 관심사로 가장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은 고진에 대한 부분이다. 오래전 꼼꼼하게 읽지 않은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 이긴 하지만, 고진의 논지를 총체성에 대한 종언이라고 쉽게 말해버릴 수 있을까? 언제 고진이 총체성에 대한 집착을 내보인 적이 있었나? - 확인해야 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내가 아는 고진씨와 당신이 아는 고진씨가 다른 것 같은데...

마지막에 선이 아니라 진실이 윤리라고 이야기하고, 주체의 총체성이 아니라 무의식의 총체성이 문학이라고 이야기했다. 진실이 아니라 진심이 더 윤리적이거덩~ 그리고 무의식의 총체화가 가당키나 한 거야? 문학이 그렇게 대단해? - 라고 되묻고 싶어진다.

물론 몇 장만 읽고 하는 얘기다. 기억을 위해서. 끄적끄적. 좀 더 읽어보자.
Posted by peach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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