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카테고리 없음 2008. 8. 5. 14:41
편지를 보냈습니다.
잘 확인하지 않는 메일함으로.
언젠간 볼 수도, 혹은 영원히 어둠 속에 갇힌 말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나마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기운내세요.
Posted by peach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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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이에 꼭 필요한 친구들
TV, 컴퓨터, 아이팟, 비디오 등등.

요즘 나는 라디오와 친구하는 중이다.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식이다 보니 주파수 맞추기가 그리 만만치는 않다.
요리조리 채널을 돌리다 귀찮아서 잘 잡히는 주파수만 듣기 시작했는데
왠걸, 기독교 방송이 어쩜 이리 많은지,
혹시 이것도 mb의 음모가 아닐까 잠시 의심.
결국 꾸역꾸역 채널을 맞춰
좋아하는 채널들을 몇 개 찾아놓는다.

주파수가 잘 맞지 않다보니 쇄~ 하는 잡음들이 계속 나온다.
음악을 들으려면 주의집중!
맘 먹기에 따라 턴테이블 레코드 음반 같기도 하다.

띠리리리리~ 쇄~

그래도 나는 이 낡은 소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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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관

카테고리 없음 2008. 7. 24. 01:52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몇 년만에 보는 건데 주름 하나 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넌지시 약해진 속내와 처음으로 미안하단 말과
나랑 닮았다며 지갑 속에서 여자 아이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인다.
그 한 장의 사진 앞에 기분이 묘해진다. 속이 상한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강한 척.
최근의 촛불 집회와 금강산 피격 사건 등의 이야기를 꺼내며 훈계를 늘어놓는다.
늙었다,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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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

카테고리 없음 2008. 7. 22. 14:59

헉헉.
따라가기가 너무 버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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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

카테고리 없음 2008. 7. 16. 02:40
12시가 넘어 귀가. 마늘을 다지고 이것저것 설겆이거리들을 찾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다.
역시 아직 독립 초보생활. 어찌나 많은 마늘을 다졌는지, 손에선 아직도 마늘 냄새가 난다.

각설하고.
사방이 원룸으로 둘러쌓여 있고, 그 가운데 중정을 끼고 있는 이 집은
총 7개의 가구가 살고 있다.
그들 중 직접 마주친 가구는 두 가구.
들었던 바대로라면, 굉장히 가족같은 분위기가 연출될 줄 알았건만.
역시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산다는 집 답게, 폐쇄적이다.
내 방 라인을 제외하곤, 서로 마주보는 쪽의 창들도 조그만 쪽창으로 이루어져 있어
어쩐지 나만 까발려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오래된 집이라 그런지 각 방 사람들의 인기척은 간간이 들을 수 있다.

며칠동안 관찰한 바에 의하면, 이 집 사람들은 굉장히 늦은 귀가를 한다.
밤 12시에 퇴근해도 언제나 내가 제일 먼저 불을 밝히는 사람이다.
자려고 누우면, 하나 둘 들어오는 소리가 난다.
오래되어 부식한 대문이, 끼익- 하고 열리는 소리가 새벽 내내 이어진다.
그리고, 늦은 귀가는 당연히 늦은 기상으로 이어진다.
점심 때 집에 있노라면 가장 많은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니까 나 같은 직장인은 이들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
어떤 이는 또 이 공간을 작업실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바깥 세상에선 평범한(그리 스탠다드 하진 않지만;;;) 직장인인 나는
이 집에선 굉장히 이질적인 존재가 된다.
이 집이 가장 활발할 때 내 방은 텅 비어 있고
이 집이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내 방은 홀로 돌아가고 있다.
휴-. 이래서야. 숨쉬며 사는 거 맞는 거야?


Posted by peach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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