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한 구석에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풀리지 않는 말들.
영원히 아이처럼 있고 싶은데 기어이 등떠미는 사람들
영원히 아이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데 기어이 울고 마는 사람들
영원히 움직이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가라고 하는 사람들
영원히 달리고 싶은데 자꾸만 정지를 외치는 사람들
영원히 잠들고 싶은데 기어이 깨우는 사람들
영원히 잠들고 싶지 않은데 기어이 잠들고야 마는 사람들
영원히 돌아가고 싶지 않은데 기어이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
영원히 떠나고 싶지 않은데 기어이 떠나야 하는 사람들
영원히 이 작은 방에 머무르고 싶은데 기어이 떠나야 하는 나...
기어이 오고 말 것만 같은 그 시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친구가 말했다. "숭고함이 느껴지는 모든 영화는 좋은 영화다" 라고.
나는 답한다. "진심이 느껴지는 모든 영화는 좋은 영화다"라고.
같은 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진심이 느껴지는 영화는 때로 가장 비천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럴 수록 숭고함이 느껴질 때가 있으니 어쩌면 통하는 말.
좋은 영화를 보고 싶다.
거짓말 하는 영화가 너무 많다. 하지만 뻔뻔히도. 잘도 찍지.
진심을 담은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못 찍고 있다.
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좋은 영화를 보고 싶다는 간절함. 그리고 밀려드는 무력감.
좋은 영화를 보기 위해 나는 무얼 해야할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들을 격려하는 것뿐.
역시 무력한 걸까.
그래, 지금까지의 것들이 중요하지 않단 걸 깨달았다.
지금 여기 이곳에 있는 모든 것들이.
처음으로 멀리 떠나고 싶어졌다.
아니,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것들,
이국에서 홀로 느꼈던 감정들이
여행지에서 그냥 한 번 느껴본 감정들이 아님을 알아버렸다.
온 몸에 전율이 돈다.
준비... 하려고.
짐을 쌀 준비.
그곳에서 무얼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가면 또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가야 한다는 걸 느낀다.
하지만 잊지 않을께.
잊혀지지 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