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海道

Diary 2010. 1. 5. 18:30






이건 무슨 흡사 홋카이도 같다.
이런 이런, 이렇게 눈이 많이 올 줄 누가 알았겠어.
어제는 3시간을 차 안에서 그저 내리는 눈만 바라봤어.
손석희 아저씨 목소리 들으면서 달리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지각해버렸어.

하지만 언제 서울에 눈이 또 이만큼 내리겠어.
어쩔수 없이 눈에 모든 것을 맡기고 나니 더디게 가는 시간을 즐기는 게 참 좋았어.
마치 북해도의 어느 시골마을처럼.
제 집 앞에 눈 치우는 사람들.
언제 그런 것들을 또 갖추고 있었는지 마치 언제나 눈을 치웠던 사람들처럼 삽을 꺼내들고 으샤으샤.
구청 직원들은 나와서 또 대형 종이박스를 꺼내들고는 핫둘 호흡을 맞춰 눈을 치우기 시작.
음. 그래. 언제 그래보겠어?
우리에게 예정되어 있지 않은 일들에 그리 오래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날이 또 언제가 있겠어?
모든 것을 정지시키고 모든 사람을 자신 앞으로 불러낸
눈, 좀, 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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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

film review 2010. 1. 4. 19:48
아바타가 나온 시대에 눈요기로 볼라치면 어디 가당키나 하겠소만
액션이 주는 쾌감은 뛰어났고 영화적 요소로만 보자면 새 시대의 영화를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다
몇몇 영화들이 시도한 바 있지만 실패했거나 너무 앞서 있다 했던 것들.  
더 이상 극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제도화된 쇼트들을 볼 수 없다
과거에서 현재로의 이동이 중요하지만 정작 지정학적 공간은 무국적의 공간이 된다
새롭진 않지만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가버린 영화의 시대의 영화.
세상을 호령하려면 이 정도쯤 막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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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템버이슈

film review 2010. 1. 4. 14:23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에 관한 다큐인줄 알았는데 제목 그대로 보그 9 월호에관한이야기
셀리브리티, 촉망받는 디자이너들, 뛰어난 감각을 지닌 패션에디터들의 집착
심층 취재 형식이라기보다 그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영화.
보그 에디터들의 뛰어난 카리스마와
그들 안에서의 갈등이 재미있다.
얼마 전 방영된 <스타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영화.
음. 패션 드라마라면 훨씬 더 볼 거리를 많이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실제 패션 에디터들의 삶을 보고 나니 <스타일>은 뭐랄까, 좀 장난 같달까...
물론 이 영화도 분명 겉핥기 같긴 하지만 그들 각자의 포스가 워낙에 뛰어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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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film review 2010. 1. 2. 20:06

3D 입체 영화라는 신비한 체험.
스크린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세계.
놀라워.
하지만 처음의 신기함은 이내 적응되고
여전히 너무 크게 느껴지는 안경과 시야 밖 제대로 맞지 않는 초점 때문에 꽤나 애를 먹음.
역시 사람의 감각이란, 모든 것에 너무 쉽게 적응된다.
그래서 새로움이란 늘 식상하게 되어버리는 것 같다.
3시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도 않았지만 3시간짜리 롤러 코스터를 탄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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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미칠 듯이 그리워졌어.
그래서 어쩔까 고민하다 영화를 보려고.
난 아직도 잊지 못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많은 말을 하고 있었던 그 표정과 몸짓들.
아마도 내게 그런 변화가 없었대도 아무 일도 없었겠지만
아무 일도 없었음에 담겨 있던 안타까움과 후회들.
전해졌었어. 몇 년 전 그날.
여전히 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야.
그냥 오늘 문득 눈쌓인 거리에서 참 많이 그리웠었어.
잘 지내고 있길 바래.
Posted by peach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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