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08.07.24 왜관
  2. 2008.07.22 힘들어
  3. 2008.07.16 이웃들
  4. 2008.07.15 독립일기
  5. 2008.07.10 혼자만의 방
  6. 2008.07.08 미안해. 1
  7. 2008.07.05 다 지긋지긋해

왜관

카테고리 없음 2008. 7. 24. 01:52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몇 년만에 보는 건데 주름 하나 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넌지시 약해진 속내와 처음으로 미안하단 말과
나랑 닮았다며 지갑 속에서 여자 아이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인다.
그 한 장의 사진 앞에 기분이 묘해진다. 속이 상한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강한 척.
최근의 촛불 집회와 금강산 피격 사건 등의 이야기를 꺼내며 훈계를 늘어놓는다.
늙었다,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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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

카테고리 없음 2008. 7. 22. 14:59

헉헉.
따라가기가 너무 버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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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

카테고리 없음 2008. 7. 16. 02:40
12시가 넘어 귀가. 마늘을 다지고 이것저것 설겆이거리들을 찾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다.
역시 아직 독립 초보생활. 어찌나 많은 마늘을 다졌는지, 손에선 아직도 마늘 냄새가 난다.

각설하고.
사방이 원룸으로 둘러쌓여 있고, 그 가운데 중정을 끼고 있는 이 집은
총 7개의 가구가 살고 있다.
그들 중 직접 마주친 가구는 두 가구.
들었던 바대로라면, 굉장히 가족같은 분위기가 연출될 줄 알았건만.
역시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산다는 집 답게, 폐쇄적이다.
내 방 라인을 제외하곤, 서로 마주보는 쪽의 창들도 조그만 쪽창으로 이루어져 있어
어쩐지 나만 까발려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오래된 집이라 그런지 각 방 사람들의 인기척은 간간이 들을 수 있다.

며칠동안 관찰한 바에 의하면, 이 집 사람들은 굉장히 늦은 귀가를 한다.
밤 12시에 퇴근해도 언제나 내가 제일 먼저 불을 밝히는 사람이다.
자려고 누우면, 하나 둘 들어오는 소리가 난다.
오래되어 부식한 대문이, 끼익- 하고 열리는 소리가 새벽 내내 이어진다.
그리고, 늦은 귀가는 당연히 늦은 기상으로 이어진다.
점심 때 집에 있노라면 가장 많은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니까 나 같은 직장인은 이들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
어떤 이는 또 이 공간을 작업실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바깥 세상에선 평범한(그리 스탠다드 하진 않지만;;;) 직장인인 나는
이 집에선 굉장히 이질적인 존재가 된다.
이 집이 가장 활발할 때 내 방은 텅 비어 있고
이 집이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내 방은 홀로 돌아가고 있다.
휴-. 이래서야. 숨쉬며 사는 거 맞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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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일기

Diary 2008. 7. 15. 01:41

6월 19일 집 계약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보는 임대계약. 얼떨떨하기만 하다.

6월 28일 집 청소
고마운 친구들, 그리고 부끄럽던 날

6월 29일 페인트칠
벽을 칠하다. 여전히 이 이사는 기쁨보다 두려움이, 슬픔이, 쓸쓸함이 가득하다.  

7월 2일 침대 도착. 전입신고!
드디어 불광동 주민. 생소한 은평구 생활이다! - 하긴, 성동구도 생소하긴 매 한가지였지.

7월 7일 약소한 이사.
집에 있는 짐을 옮겼다. 승용차 한대로 옮겨지는 짐.
단출한 짐을 놓고, 청소하고, 씩씩하게 살아갈 준비를 마침.


7월 8일 첫날 밤

처음으로 잠을 잤다. 처음엔 집이 많이 작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서 방을 바라보니
단 한 번도 나만의, 이렇게 넓은 공간을 가져보지 못했다는 걸 깨닫는다.
집이, 참 크다. 혼자 지내기엔.


7월 9일 둘째날 밤.

혼란스러운 독립. 내가 정말 나오고 싶었던 것일까. 반항일까.
아직도 나는 낯설기만 하다. 이 생활이. 이 집이.
엄습하는 불안함. 그리고 한없는 그리움.


7월 11일 간단한 요리들.

처음으로 밥을 해먹었다.
이게 과연 될까 의심됐던 밥통은 칙- 하니 기차소리를 내며,
밥이 다 되었음을 알린다.
가스가 연결되고, 따뜻한 물을 끓일 수 있게 되었다.
이 공간이 조금씩 따스하게 느껴진다.


7월 13일 외출 후 귀가

하룻밤만에 집은, 벌레들의 천국이 되었다.
목욕탕엔 미끈~,
민달팽이가 기어다닌다.
으, 축축하고 끈적한 것을 떼어내어 창밖으로 내던진다.
화장실 바닥엔 먼지만한 벌레들이, 하얀 페인트를 뒤집어쓴 듯
우글우글거린다. 지네 비슷하게 생긴 벌레도 있다.
퐁퐁을 풀어 솔로 박박,
아, 집 관리는 어렵다.


7월 14일 어쩌면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싱크대 밑에 조그맣게 세탁기를 놓는 공간이 있다.
요즘은 나오지 않는 소형 빌트인 세탁기를 구하느라 중고 시장을 뒤지고 또 뒤져
어렵게 구한 세탁기.
오늘 세탁기를 설치하고 나니(급수 부분 연결을 못해, 사용하진 못하고 있다. 어째 한 번에 되는 게 없다--;;)
덩그렇게 비어 있던 싱크대 밑 공간이 꽉 채워져
이제서야 뭔가 집이 완성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집 앞 마트에 가서 간장, 고춧가루, 소금, 식용유 등등, 기본 식재료를 한가득 사들고
집에 들어오니, 어디선가 귀뚜라미 한 마리가 기어 들어왔다.
폴짝폴짝.
무서움에 책장에 꽂혀 있는 책 한권을 꺼냈다.
침착하자. 당황해서 아무렇게나 움직였다간 저 녀석,
분명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갈 것이다. 그러면 끝장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조준, 던졌습니다-  
스트라이크!
귀뚜라미는 정확히 나가 떨어졌다.
하지만, 끈적한 액체를 내뿜으며 죽어 있는 그것을 또 치우지 못해
한참을 쳐다보고만 있다 결국 빗자루로 슬쩍, 앞마당에 내다버렸다.
화장실엔 여전히 큰 벌레, 작은 벌레들로 가득하다.
귀뚜라미도 죽였는데, 이 정도 쯤이야.
눈 찔끔 감고 탁-
살생만 늘어가는구나.
한 가득 봐 온 장으로 늦은 저녁 식사 준비를 한다.
오늘은 야채볶음에, 싱싱한 오이, 집에서 가져온 볶은 김과 햄 한 조각.
국물 종류가 없긴 하지만, 제법 맛깔나는 밥상이다.
바닥에 신문지를 척 펴놓고 밥을 먹기 시작한다. 음. 맛있다.
낼은 무얼 만들어먹을까?
아직 손 볼 것이라곤 너무 많은 집이지만, 제법 이런 것들에 익숙해져 간다.
제법, 집처럼 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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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혼자 있는 걸 잘 못 견뎠나보다.

오랫동안 연애를 하지 않으면서,
나는 나 스스로 많이 강해졌다고 생각했다.
이제 누군가 곁에 있지 않아도 혼자서도,
괜찮다고.

하지만 한참의 세월을 거슬러
나는 다시 되돌아가고 말았다.

어쩌면, 이 외로움을 견디지 못할 것만 같다.
그래서 또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는 것일지도.
부끄러움에,
미안함에,
죄책감에,
슬픔에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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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카테고리 없음 2008. 7. 8. 17:38

미안. 이제 그만 괴롭힐께.
마음아, 다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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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소모가 너무 크다.
이런 구질구질함이 싫다.
그래서인지,
싹뚝,
머리를 잘랐다.

아직까지 머리자르기는 스타일보단 감정 정화에 더 유용하다.

Posted by peach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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