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디외는 모든 예술 중에서 음악이야 말로 가장 정신적인 것이라고 했고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에서는 '음악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만큼이나 눈에 대한 타고난 감각을 갖기가 어렵다'라는 표현으로 음악의 경이로움을 표현했었다.

그렇지. 음악은 눈속임을 할 수 없으니까 온전히 느낌이나 취향의 문제가 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묘사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야 말로 반짝이는 재주를 가진 아름다운 사람이겠지.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음악을 들을 때마다 달라지는 느낌들이다.
나의 기분에 따라 - 때때로, 영화가 그러하듯이 - 시시각각 달라지는 선율의 느낌.
음표 하나하나 매일 새롭게 다가오는 이 감정이다.
눈으로 볼 수 없으니까, 기억은 오로지 신체에 각인된다.
그래서인지 나는 매일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도 매일 새로운 것을 듣는다.
하나하나 죽어가는 세포들을 일깨우면서.
Posted by peach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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