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승 감독의 영화를 처음 봤다. 성룡의 액션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이 영화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처음엔 주인공(성룡)이 너무 착해서 다소 느슨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을 구하려고 하는 그가 참...
하지만 중반에 법적 신분(외국인 허가증?)을 획득하기 위해 법을 위반하는 장면부터는 조금 속도가 붙었고, 그의 동생의 복수를 위해 달리는 장면, 신주쿠의 다른 조직세력으로부터 공격 당하는 장면 등은 장르적으로 탁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룡은 끝까지 착한 캐릭터를 버리지 않았고, 다케나카 나오토는 무슨 키다리 아저씨 마냥 성룡의 주위를 맴돌면서 성룡을 지켜주려 하고 있고, 죽어가던 성룡의 대사가 다케나카 나오토에게 들리지 않음으로써 절정의 신파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약간의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게 이 장면은 몹시 처연하다. )
신주쿠는 다른 액션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홍콩의 침사추이처럼) 일본 야쿠자 조직에겐 몹시 중요한 공간이다. 여기에 이민족이 들어가서 이 공간을 장악하게 되었을 때, 공간의 성격이 완전히 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공간 자체가 내셔널 vs 내셔널의 대당으로만 그려지는 것은 이 영화의 한계다. <정무문>에서 "개와 중국인 출입금지"라고 적힌 표지판을 깨부수고 들어가던 이소룡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성룡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