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집을 나왔던가 생각하다
문득 넓다란 책장을 갖고 싶어서였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그러나 독립엔 성공했지만, 나는 꿈을 이루진 못했다.
넓다란 책장을 가질려면 그만큼 넓은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건 생각할 줄 몰랐다.
아니, 책장은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을 은유하는 사물에 불과했다.
이미 나가겠다고 마음을 먹은 순간에 책장 따윈 이유가 되지 않았다.
언제나 마음이 앞선다.
내가 가진 걸 생각하기 전에.
그래서 지금 마음을 단단히 단도리 하는 중이다.
마음 가는대로 내버려둬선 안 될 것 같다.